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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꿈꾸는사람들은 2011년 7월 창간호를 낸뒤 2017년 6월호까지 통권 25호를 발행했습니다.
ABC협회에 등록된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인 전문 문화복지 전문잡지로 36쪽 분량의 500권을 발간해 전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장애인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장애인예술가4 /직장인이 된 딸 유은지 자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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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0-23 00:17 조회80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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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된 딸 유은지, 대기업 사원 부럽지 않아요

글=이미경


1. 자녀가 언제 문화예술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나요.

초등학교를 6년 다니는 동안 은지가 즐거워하고 엄마나 선생님의 간섭없이 잘 해내는 과목이 음악과 미술이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보면 리듬을 잘 타고 음정과 박자도 잘 맟춰 불렀어요. 그리고 학년 말에 재능발표회를 할 때면 매년 빠지지 않고 악기연주로 발표회에 참여를 하는 걸 보고 '은지는 음악을 제일 잘 하는 구가'하고 생각하게 되었고 재능이 있다는 걸 조금 알게 됐죠.   은지는 귀가 참 예민했어요. 가족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잘 듣고 반응했어요. 새로리나 꽹과리소리, 바이올린소리, 엘리베이터에서 나는 소리 등은 아주 싫어하는 소리였어요. 그래서 악기를 선택할 때도 저음 악기인 첼로를 선택하게 되었죠.

 은지는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개성있게 그리기도 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기며, 자기가 그린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늘 짜여진 일정대로 하루를 보내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귀가후 빠지지 않고 하는 놀이는 그리기, 찢어 붙이기, 오리기 등을 스스로 즐겁게 하는 것을 보면 타고났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 어떤 교육을 해 오셨나요?(학교 다닐 때)

문화초대석을 준비하면서 은지 28년의 역사를 사진과 수첩을 통해 그리고 내 머릿속에 석류알처럼 박혀 있는 기억을 하나씩 꺼내어 추억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유아기교육: 4~7세 특수어린이집을 다니며, 언어치료 개별인지교육 오감통합교육을 했습니다. 8세때는 통합일반유치원에 1년 다니고 초등학교에 입학 후, 언어치료와 인지치료는 계속되었고 그 외 방문학습지와 태권도, 음악치료와 장구(초등 2학년때부터 10년)를 꾸준히 했습니다.

중학교: 방과후(학교에서 도보 이용) 복지관 프로그램을  이용했고, 장구와 개별미술 수업을 열심히 했습니다. 학교에서 게시판에 은지그림을 전시해 주셨고,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리를 많이 듣던 때였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한달 후 피아노와 첼로를 시작하고 1년후 발달장애인 음악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고등학교 졸업후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자립생활센터를 방문해 진로상담도 받아보고, 부모들의 모임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고민해보고 주간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고3학년 2학기인 9월부터 인천시내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대학 3곳에 원서를 내고 시험을 봤으나 합격의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해온 통합교육(초1~고3)에 회의가 들면서 "여태 뭘하고 살았던거지?" 하무하다는 생각밖에 안 등었고 그렇게 2학기를 보내고 겨울방학을 맞기 직전에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한번 시작해 보는거야"라고 내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3. 학교졸업후 교육은.

은지 또래친구들이 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3월 4일 월요일에 은지와 엄마는 평소 가보고 싶었던 지역탐방을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은지의 성인기 첫날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었습니다. 마을버스와 전철을 타고 서울 목동 '행복플러스'라는 곳에 도착해보니 1층에는 카페가 있었고 그랜드 피아노와 작은 무대가 꾸며져 있었습니다.


 2층에는 서울에 사는 장애인들이 만든 다양한 생산품을 전시하거나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스터디모임공간도 있었으며, 북카페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3층에는 50석 규모의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나 작은음악회, 문화행사를 할 수 있는 문화교실도 있었고, 대관도 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평소 꿈꿔왔던 곳을 성인기 시작되는 첫날에 다녀왔습니다.

 은지가 주문한 커피와 핫초코를 맛있게 먹으며 단장님과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엄마는 앞으로 은지와 어떻게 살아갈건지 결심을 하게 됩니다. 오전 시간에는 지역사회 장애인단체에서 제공하는 컴퓨터 교실과 커피바리스타교육, 비누공예, 한지공예, 요리교실, 노래교실, 캘리그래피, 숲체험 등을 하고, 오후 시간에는 음악단체 활동 주 2회와 첼로 개인 레슨 주 1회를 받으며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단체활동을 준비하던 중 첼로를 더 열심히 배워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게 되었고, 1년이 안되는 기간이었는데도 10년을 산 것 같은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루 8시간 이상의 연습시간, 원도 한도 없이 쏟아부었던 열정의 시간을 가져보았으니 대학을 지금 가야할건가에 대한 답을 찾기는 아주 쉬웠습니다.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2019년부터 평생교육원에서 첼로만 공부하고 있습니다. 입학하고 두 달이 되기전 장애예술가로 직업을 갖게 되는 너무나 벅찬 감동이 내 몫의 기쁨이었습니다. 지금 현재 국민일보 부설 국민엔젤스앙상블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8월에 2회 연주, 9월에 3회, 10월에는 5회 연주를 진행했습니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모습을 은지 스스로도 뿌뜻해하고,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도 흐뭇하고 자랑스럽습니다.


3. 장애인 예술가가 된 다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대에 자주 서다보니 늘 외모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화장이나 옷차림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예전에는 눈화장을 할 때 눈 깜빡임이 심해서 색조 화장하기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자기가 해달라고 얼굴을 들이밀고 기다립니다. 수시로 마사지 팩을 붙이고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 이제야 숙녀가 된 듯 합니다. 하지만 늘 대가적 안에서는 어디를 가나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었다가 이제 할머니 용돈도 챙겨드리고 집안 식구들 식사비도 낼 수 있다보니 얼굴 표정에서 산뜻한 미소가 보입니다. 자기가 필요한 물건도 본인카드로 구매하게 되면서 이제 당당한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4. 자녀의 장점은

성격이 밝고 온순하며 깔끔합니다. 어디를 가나 식사후 인사를 잘하고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 달려가 포근하게 안아줍니다. 음식을 거의 가리지 않고 잘 먹습니다. 정해진 규칙도 잘 따릅니다. 일어날 때나 잘 때 스스로 잘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잘 잡니다. 음식이건 물건이건 본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줄 압니다.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확실히 구분합니다.


5. 뒤따라오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후배 부모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자녀가 잘하는 재능을 찾아서 조금씩 천천히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초등학교때까지만 은지와 완전 밀착된 생활을 하다가 중학교를 보내면서 엄마도 일을 찾아서 하는 과정에서 밀착되어 있던 은지와 적당한 거리를 두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들, 다른 공간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던 것이 좋았어요. 

 힘들 때는 일상에서 해방되고자 모든 것을 뒤로하고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우선 엄마의 건강과 가정의 평안함이 제일 중요하죠. 우리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기위해 오늘도 기다려주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녀의 속도에 맞추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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